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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광대의 화려한 컴백 ‘그 것: 두 번째 이야기’ [리뷰/스포有]영화 review 2019. 9. 8. 00:07
영화 '그것'의 후속작! '그것 2: 두 번째 이야기' 를 보고 왔습니다!
간단한 감상평과 저만의 해석에 대해 써보려고 해요.
사실 공포영화라기보단 한 편의 성장영화를 본 느낌이었습니다. 눈물 날 정도로 찡한 장면들이 많았어요ㅠㅅ ㅠ
'그것' 시리즈의 주인공.. '페니 와이즈'.
이 광대 녀석은 생각보다 너무 웃음소리가 귀엽고 감성적이었습니다.
허구한 날 보고싶었다고 말 하곤 하죠.
순진한 아이들을 꼬여낼 때에도 꼭 불쌍한 척을 하며 감성팔이를 해요.
아이들 개개인의 특성도 잘 기억을 해서 후벼파는 섬세한 면모도 지녔구요..
주인공들, 일명 '루저들'에게도 이렇게 말 합니다.
27년간 너희 꿈을 꿨어.
너희를 간절히 원했지. 보고 싶었어!
어우씨 깜짝이야.. 아무튼 광대는 많이들 아시다시피 이렇게 생겼어요.
(저는 페니와이즈 보다도 맥도날드 삐에로.. 란란루 라고 하나요?
그 란란루가 너무 기괴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있네요ㅠㅠ..tmi..)
자꾸 보고싶다 놀아달라 징징대는 이 광대 녀석이 27년을 주기로 '데리'마을에 나타나서 아이들을 잡아가는데요.
27년 전 이 페니와이즈를 물리친 '루저들'은 그 것이 죽지 않고 27년 후 돌아온다면,
본인들도 다시 데리로 돌아와 그 것을 물리치자는 맹세를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 눈치없는 감성광대는 빨간 풍선과 함께 화려한 컴백을 하고요.
다른 아이들과 달리 데리 마을에 남아 그것의 정체에 대해 파헤치던 '마이크'는
한 남성의 겨드랑이 쪽? 가슴쪽? 부분이 찢겨 나간(페니 와이즈가 한 입 드심) 시체가 발견된 현장에서
빨간 풍선 조각을 보고 그것이 돌아왔음을 알아챕니다.
그리고는 친구들을 다시 모으게 되죠.
이렇게 풋풋한 아이들이었는데!
모이면 일단 술 한잔 때리고 보는 real adult가 됐습니다..ㅎ 중국음식 안주..맛있어보였어요.
보험사 리스크 분석가, 시나리오 작가, 배우 등등 루저들은 어느 새 어엿한 어른으로 성장했지만
심지어 데리에서의 기억을 잊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겐 보이지 않는 트라우마가 남았습니다.
(이상하게 데리를 떠나면 데리에서의 기억이 사라지곤 한다..고 하는데. 그냥 너무도 잊고싶어 잊은 게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마이크가 전화를 했을 때 '데리'라는 지명이 뜨자 토를 하거나..차 사고를 내거나..가슴이 답답해지는 등
한 마디로 '공포'를 느끼죠. '두려움'을 떨치지 못한 것입니다.
어쨌거나 이들은 다시 데리로 돌아와 우여곡절 끝에..의견을 합치고 '그것'을 영영 저 세상으로 보낼 준비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자살을 선택한 스탠리.
스탠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는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왜 욕조에서 스스로 손목을 그었을까요?
데리로 모인 루저들은 각자의 추억이 담긴 물건을 찾아오고, 그 물건을 일종의 제물로 삼아 의식을 통해
페니 와이즈를 죽이기로 계획을 세웁니다.
'공포영화에서 뿔뿔이 흩어지면 ㅈ 된다' 는 말이 있듯..각자 자신만의 물건을 찾아오는 과정에서 무서운 장면들이 조금 나와요.
그 중에서도 베벌리가 자신이 살던 집에 찾아가 벤에게 받은 편지를 꺼내오는 부분에서
춤추는 할머니( = 페니와이즈)가 조금 웃기면서도 소름끼치긴 했는데요.
전체적으로 무섭지 않아요. 무서운 걸 못 보시는 분들도 적당히 보실 수 있어요.
아무튼 이 의식은 마이크가 데리에 남아 페니와이즈에 대해 파헤치는 과정에서
이름이 생각 안나는데.. 모 부족에게서 페니와이즈의 출생(?)에 대한 비밀과 그를 물리칠 방법 =즉 의식 에 대해
배워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이 감성광대녀석은 주인공들을 자극하고 공포, 두려움 등을 마구마구 생성해내기 위해 갖은 애를 씁니다.
돌아온 데리 마을에서 빌은 한 아이가 페니와이즈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을 눈 앞에서 지켜보게 됩니다.
이 모든 행동이 루저들을 자극시키기 위함이 아닐까 싶었어요. 아주 도발꾼입니다.
빌이 이 아이 대신 자신을 데려가라고까지 말하지만.. 가차없이 아이를 냠냠 해버리죠.
(여담이지만 빌 역할의 제임스 맥어보이가 말을 더듬는 빌 캐릭터를 굉장히 잘 소화했더라구요.
다른 캐릭터들 또한 마찬가지로 싱크로율이 좋은 편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제시카 차스테인'은 비주얼은 100점 이지만
뭔가...베벌리 느낌에서 2% 부족한 그냥 예쁜 배우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요.)
무튼 간에 루저들은 중간에 까불이 '에디'를 잃게 되지만ㅠㅠ
에디의 말을 통해서 그것을 작아지게 만드는 법에 대한 힌트를 얻습니다.
"그 것이 시시때때로 모양을 바꾸기 때문에" 좁은 입구에서는 작은 모습이 될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얻죠.
하지만 입구로 도망치는데에 실패하고...이 대로 죽는건가 싶을 때 즈음
우리의 아이디어 뱅크 마이크가 '그 것이 스스로 작다고 믿게 만들면 된다'는 말을 합니다.
이 또한 참 중요해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 바로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예,,,리뷰와 무관한 사진 하나 첨부 했습니다. 벤 역할 배우가 너무 잘생겨서 하나 넣어 봤어요.)
그것 1 에 이어 그것 2 또한 루저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혐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구요. (성소수자, 외모, 장애, 인종차별 등)
시작부터 동성애자인 남성이 괴한들에게 폭행을 당한 뒤 강물에 떠밀려 가다가 페니 와이즈의 한 끼 식사가 된 장면을 봐도 알 수 있죠.
영화는 혐오에 대한 지적과 동시에 혐오받는 자들이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요.
사실 페니와이즈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는 것 = 본인의 트라우마를 이겨 내는 것 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어머니와 비슷한, 거대한 체구를 지닌 여성과 결혼한 에디,
그리고 자신을 학대한 아버지와 비슷한 남편을 얻은 베벌리를 보며 안쓰러웠습니다.
이런 그들이 '믿음', 자세히는 자신 스스로에 대한 믿음, 친구들에 대한 믿음, 그것을 없앨 수 있다는 믿음을 통해
브레이크가 고장 난 에잇톤 트럭같은 광대녀석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영화 초반에 자결한 스탠리는, 평생동안 두려움을 안고 살아온 탓인지 스스로가 그 '믿음'이 없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그래서 믿음이 없는 본인때문에 일을 그르칠 것 (= 모 부족처럼 믿음이 없어 그것을 없애지 못할 것)이 두려워
혼자 죽는 것을 선택한 것이죠.
믿는대로 된다.
우리가 살면서 정말 많이 들을 수 있는 흔한 말이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 중 하나입니다.
폭주기관차 광대녀석도, 그리고 나 자신도 모두 믿는 대로 됩니다.
다른 디테일한 재미들이 영화 곳곳에 있으니, 꼭 한 번 직접 보시는 걸 추천 드릴게요.
공포영화에서 감동을 느낄 일인가? 두시간 50분이 지루하지 않았던 영화!
섬세한 도라이 평점 : ●●●●●
처음으로 5점 만점이네요! *.* 이상 영화 '그것 2 : 두 번째 이야기'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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